'아름다운 사람들'에 해당되는 글 76건

  1. 2017.01.13 전철안에서 by 물오리
  2. 2016.11.13 필사 전시 by 물오리
  3. 2016.11.12 여름방학 일기 by 물오리
  4. 2016.11.12 손자의 반전 by 물오리
  5. 2016.09.03 어느날 일기 by 물오리
  6. 2013.07.01 이사하기 - 내(川)가 흐르는 곳 - by 물오리

 

몇년 되었지 싶다. 

실버넷뉴스 기자들 송년회가 역삼동에서 있었다. 이런저런 행사가 끝나고 나오니 함박눈이 내렸다.

서둘러 집으로 돌아 오는 길, 전철을 타고 보니 빈자리가 없었다.

그때 노인석에 앉았던 오십대 초 쯤보이는 신사가 자리에서 일어서며

" 어서 오세요 누님들, 제가 오실 것을 알고 자리를 잡아 놓았습니다."

마치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자리를 내어준다. 연말이라 그분도 동행이 있었고 약간은 취해 있었다.

" 어머나 고마워라 "

우리는 인사를 했고 몇 마디 사담도 나누다가 그들은 내렸고,

 나는 동행 했던 기자분과 편안하게 돌아 왔다.

장난끼가 있고 유머가 있는 그 신사들,  해가 바뀔 때면 생각난다. ㅎ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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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지난 여름, 종로 교보문고에 갔더니  

 한쪽 코너에 육필 전시가 있었다.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

신영복씨가 쓴 글이 벽에 걸려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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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연일 비가 쏟아지더니 안양천 냇물이 넘실거린다.

돌다리 사이로 치어들이 보인다. 내가 자란 곳은 농촌이라 여름에 노는 무대가 냇가였다. 늘 맑은 물이 흘렀고 그 개울가에서 친구들과 소꿉놀이를 했으며 미역도 감았다. 어머니는 빨래 하셨고 나는 친구들과 수초 속에 있는 어린 물고기를 잡았다. 아버지가 쓰시는 그물을 돌 사이에 대고 있어도 잡혔다. 피라미, 쏘가리, 미꾸라지, 그것들은 쉽게도 잡혔다.

  여름방학인데도 학원 다니랴 엄마랑 실랑이하며 지내는 손자를 보며 같이할 수 있는 놀이는 없을까 생각하다가, 어린 시절 해 보았던 물고기잡이를 해 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는 분명 특별한 놀이에 재미있어 할 것 같았다. 그 옛날 아버지가 어항을 수초 속에 묻어놓으면 이튼날 아침에는 물고기들이 가득 차 있었던 것이 떠올랐다.

“우리 냇가에 사는 물고기를 좀 잡아 볼까? 어떻게 생겼나 자세히 보고.”

“좋아요”아이는 신기한지 선 듯 답을 했다.

  우선 젓갈을 담았던 둥근 플라스틱 그릇을 찾아 아이와 작업을 했다. 용기가 떠내려가지 않게 그릇 속에 큰 돌 하나를 집어넣고, 그다음 된장 한 수저를 가운데 넣어 랩으로 얌전히 봉했다. 그리고 다시 동전 크기만큼 구멍을 뚫어 아이 손을 잡고 냇가로 나갔다.

  우리 둘은 바지를 걷어 올리고 냇물로 들어갔다. 피라미들이 지나다닐 것 같은 수초 아래 플라스틱 그릇을 가만히 집어넣었다. 그리고 돌 갈피에 떠내려가지 않게 지지대를 세워 단단히 마무리했다.

“다 안아, 고기가 잡힐 것 같니, 네 생각은 어때?”

“어쩌면 우리가 만든 그릇에 들어 있을 것 같아요.”

우리는 하룻밤을 기다리기로 했다.

  동이 트고 새벽 6시 즈음, 잠에서 덜 깬 손자를 깨워 냇가로 나갔다. 이른 시간에 가는 것은 요즘 천변에 고니가 많이 살고 있어서 꺼내 먹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조심스럽게 다가가 꺼내보니 딱 두 마리가 수영놀이를 하고 있었다. 잡혔다고 좋아하는 아이 얼굴을 보니 나도 기분이 좋았다.

“ 할머니, 다시 놓아 주어요 ”

“ 그래, 그러자. ”

“ 친구들하고 재미있게 살아라.”

  손자와 나는 아가미로 숨 쉬는 것도 보고, 까만 눈도 살펴보고, 인사까지 하고 나서 흐르는 물에 피라미를 놓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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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저녁을 먹는데, 초등 1학년 손자가 말한다.

 "할머니는 80 프로 노시는 것 같아요."

 "뭐라고 했어?”

  학교 다니랴, 숙제하랴, 피아노 학원도 가야하고. 축구하랴 , 인라인 스케이트 하랴.

  할 것이 많은데, 한가한 내가 부러웠던 모양이다.

“녀석아! 할머니도 젊어서는 별보고 나가서 별보고 들어 왔어, 뭔 말인지 알아?”

“예 알아요. 새벽에 나가셨다가 종일 일하시고 밤에 들어오셨다는 거지요.”

  대답을 그리 하면서도 이 할미가 부러운 눈치다.

  눈 코 뜰 새 없이 바빴던 지난 날들을 녀석이 어찌 알랴.

 그래, 나도 그 시절이 그립다.

   원 참 녀석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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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주행중이었는데 갑자기 뒤에 오던 차가 "꽝" 하는 소리를 내며 내차를 받아버렸다.

프라이드 차는 한쪽으로 밀려 갔고 충격으로 나는 머리를 감싸쥐었다.  순간, 머리도 어지럽고 목도 뻐근했다.

 "죄송 합니다. 얼른 신고 하곘습니다. "  

그는 머리를 숙여이며 미안한 표정을 지었고 손 전화를 꺼내 교통과로 전화 하는 소리가 들렸다. 

교통경찰이 오는 동안 의자를 뒤로하고 기대어 있으란다. 

나는 눈을 감고 흔들리는 머리를 진정시키고 있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창문을 톡톡치는 사람이 있어 보니 경찰이다. 교통방해가 되니 차를 빼란다. 

" 접촉사고 신고를 했을 텐데요 ? " 

묻는 나에게 그 교통경찰은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앗뿔사 !  나는 그제서야 그사람이 도주 한 것을 알았다. 

들을 잡은지 얼마 안되는 초보였고 머리가 흔들려서 차번호 적는 것을 깜빡한 것이다.

선한 얼굴로 친절했던 그 젊은 남자,

그때 그 난감함이라니......

그것이 이십 여년 전일이다.   지금 그 젊은이 잘 살고 있을 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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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물오리

 

 

   바위에서 물이 나온다는 석수(石水)동에서 이년 살았다.

유래를 찾아보니 관악산과 안양 유원지 일대에 석공이 많아 석수(石手)동이라고도 했다. 아파트 바로 뒤에는 높지 않은 산이 있는데 그 숲 속에 <석수 도서관>이 있었다.

책을 읽다가 창밖을 보면 숲 속 풍경이 운치를 더해주었다. 봄에는 뻐꾹새가 울었고 여름에는 철새들이 새끼를 키웠다. 가을에는 단풍이 고왔고 겨울에는 설경이 볼만했다. 신간에서 고전까지 책이 많았다. 그곳에서 나는 근래 없이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었다.

 

    집에서 조금 걸어나가면 이내 안양천이다. 청계산 계곡에서 흘러오는 물은 한강으로 유입되는데 늘 깨끗하고 맑았다. 흰 고니는 아침 햇살에 날개를 고르고 물오리가 새끼를 데리고 소풍을 나왔다. 그뿐이 아니라 징검다리에 서면 언제나 어린 치어들이 몰려다닌다. 냇물이 돌아오는 산모롱이에는 병풍처럼 둘러쳐진 크고 작은 산들이 보이는데 그곳에 서면 냇가에서 소꿉놀이했던 내 유년의 고향이 다가선다.

 

   지난봄, 안양천을 따라 광명시 하안(下安)동으로 한 번 더 이사를 했다. 구름산 아래 있는 편안한 동네란다. 지인에게 이곳 이름을 말하니 ‘이름이 참 예쁜 동내네요’ 한다. 베란다에 서보면 오른쪽은 구름산이고 왼쪽은 안양천이다. 그리고 내가 사는 이곳은 지은 지 오래되어 그런가, 하늘을 향해 시원하게 뻗은 침엽수가 있고, 제법 몸통이 굵어 가지가 휘도록 잎을 달고 있는 나무가 많다. 그 덕에 아침 공기가 신선하고 새는 노래한다.

 

  이른 아침, 나는 안양천으로 산책 하러 나간다. 유유히 흐르는 내(川)는 여전히 맑은 물을 흘려보낸다. 천변 둑길을 걷다 보면 마주 서 있는 벚나무를 만나는데, 어찌나 튼실한지 그 아래서면 하늘이 보이지 않는다. 지난봄에는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많은 상춘객을 불러 모았다. 나도 가까이 지내는 문우들을 불러 꽃 마중을 했다. 요즘은 조금 때 이른 코스모스가 피기 시작했고 키 큰 갈대가 바람에 일렁인다.

 

   고향을 떠나 삼십 년 살던 00아파트가 안양천을 끼고 있었다. 그곳이 재개발로 들어가서 그야말로 노년을 새집에서 살아보자는 꿈을 가졌었다. 하지만 처음 시작한 조합장은 무슨 잘못을 했는지 다른 사람으로 바뀌고, 조합원들의 예상과는 달리 삼 년을 계획했던 공사가 육 년이 걸렸다. 일차 분담금이 있었고, 시간을 끄는 동안 자제 값이 올라 이차 분담금을 내게 되어 손해를 보고 나가는 사람이 많았다. 나 역시 좀 무리를 한 것이 화근이었다. 결국, 입주를 기다리는 동안 본의 아니게 몇 번의 이사만 하고 아쉽게도 새집 꿈을 접었다.

 

   지나간 세월을 돌아보면 나는 내(川)를 끼고 살았다. 왠지 냇가에 서면 언제나 마음이 편안했다. 그것은 내가 자란 시골 풍경이 보여서인지도 모르겠다. 흐르는 냇물에 광목을 삶던 어머니가 보이고, 미역 감는 동무들이 보인다. 그뿐만이 아니라 장마가 지고 물이 늘어나면 친구들과 놀았던 그 냇물에 물장구치는 내 어린 딸아이들 모습도 선하게 보인다.

 

   신세대 문학이라는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며 세계적 작가로 알려진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취미가 이사란다.

  ‘짐을 챙겨 동네에서 동네로 옮겨 다니노라면 정말 행복한 생각이 든다. 그것은 모든 것을 무(無)로 만들 수 있다는 거다. 이웃과의 교제, 인간관계, 그 밖에 온갖 일상생활에서 자질구레한 일, 그러한 일들이 한순간에 소멸해 버리는 것이다. 이 쾌감은 한번 맛보면 잊을 수가 없다.’라고 했는데 생각하기에 따라 그것도 나름의 취미일 수 있겠다 싶다.

 

   가재도구를 정리하여 짐을 싸고 짐을 옮겨주는 사람을 부르고, 사실 이사라는 것은 생각만 해도 힘들고 번거로운 일이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부닥치고 보니 동네마다 새로운 환경이 좋은 점도 있고 그리 나쁘지만은 않았다. 그리고 취미로 이사를 한다는 하루키의 마음도 조금은 알 것 같았다.

 “이 동네 살아보니 괜찮네.”

 “엄마, 어디든 마음 붙이면 다 좋아요.”

  지난해 작업실을 강화로 옮긴 큰애 말이다. 하기야 이 강산 어딘들 예쁘지 않으랴, 다만, 내가 흐르는 곳이면 나는 어디라도 하루키처럼 이삿 짐을 쌀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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